쿠죠 학원 <클래스> 전용 기숙사 2층 4호실. ‘조정자’ 에게 주어지는 독방에서 그 날도 책상에 설치된 여러 대의 모니터를 바라보며 암살 현장을 지켜보고 있던 쿠죠 텐은 모니터 너머 츠나시 류노스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또 상황을 요약해서 이사장에게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텐의 머릿속에는 약 일주일 ...
그날 밤 이오리는 어김없이 혼자서 류노스케를 맞이했다. 오늘도 리쿠 군은 안 나왔네, 라고 중얼거린 류노스케의 목소리에서 왠지 쓸쓸함이 느껴지는 건 착각이 아닐 것이다. 이 남자는 <클래스>에 있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선언했다. 그 말이 진실이든, 혹은 다른 계획이 있어서 한 말이든 간에 이오리의 앞에서 ‘마지막인데도 리쿠가 방에 없어서 서운...
밤은 빠르게 찾아왔다. 그렇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클래스>에 남은 마지막 암살자가 그들의 방을 찾아오는 점호 시간이 다가온다는 뜻이다. 이오리는 침대 옆에 올려둔 전자시계의 숫자가 하나씩 바뀌는 것을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과연 츠나시 류노스케는 어떻게 나올 것인가. 오늘 류노스케가 쿠죠 텐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
가슴 속에 의혹이 피어난 그날 밤 이즈미 이오리는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그가 간신히 월요일을 알리는 아침 알람이 울리기까지 세 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야오토메 가쿠와 대치하면서 쌓인 몸의 피로 덕분이었다. 건너편 침대의 리쿠도 마찬가지였는지 그는 이오리가 까무러치듯 눈을 감기 전까지 계속 뒤척였다. 리쿠가 끝까지 이불을 걷지 않은...
1. 어두운 방에 혼자 앉아 쿠죠 텐은 태블릿 PC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 화면에 떠 있는 것은 나나세 리쿠가 갖고 있는 것과 완전히 똑같은 자료로, 그는 야오토메 가쿠의 페이지를 보고 있었다. 이사장의 아들이 된 후 약 1년 동안 그는 야오토메 그룹의 신세를 졌었다. 너를 경호해 달라고 부탁한 거란다. 이사장은 그렇게 말했지만 원래 목적은 경호를 받는 ...
나나세 리쿠가 건물 사이의 뒷골목으로 야오토메 가쿠를 유도하기까지의 약 20분 동안 이즈미 이오리는 운동장 주변의 교실을 뒤지고 있었다. 그의 목적은 야오토메 가쿠가 짐작했듯 누군가를 ‘찾아내는’ 것이었으나, 결정적으로 달랐던 것은 찾고 있는 상대였다. 「내가 시간을 버는 동안…… 이오리는 츠무기 씨를 찾아서 내가 있는 곳까지 데려와 줘.」 운동장에서 헤어...
쿠죠 학원에는 중등부, 고등부를 통틀어 스무 개가 넘는 동아리가 있다. 크게는 문화부와 운동부로 나뉘는 이 수많은 동아리 소속원들은 저마다 부실을 갖고 있고, 각자의 부실을 한꺼번에 모아 둔 곳이 동아리 전용 교사다. 야오토메 가쿠는 그 중 한 곳에 몸을 숨긴 채 스코프 너머로 타깃을 찾고 있었다. 불꽃놀이가 곧 시작될 예정이라서인지 운동장 주변은 사람들로...
불꽃놀이 이벤트 당일. 리쿠는 아침부터 기대를 금치 못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일생일대의 이벤트를 앞둔 사람처럼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입고 갈 옷을 이것저것 대 보기도 했고, 약속 시간이 오기를 기다리며 쉬는 도중에도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기 바빴다. 그렇게 기대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차마 진정하란 말이 나오질 않아서, 리쿠가 부산을 떠는 ...
타카나시 츠무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오리와 리쿠가 쿠죠 학원 본 교사에 있는 미술부 전시회 부스를 찾은 것은 츠무기에게 초대를 받은 날 오후였다. 원래는 좀 더 일찍 방문할 생각이었으나 리쿠가 기껏 나온 거니 실내 상점이나 이벤트 부스도 보고 싶다고 말해 이곳저곳에 들르느라 늦은 것이다. 잔뜩 신난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조심스러워하는 리쿠의 태도에서 ...
그 날 리쿠는 저녁 식사를 거부했다. 속이 안 좋다는 게 이유였지만, 실제로는 오늘 있었던 일 때문에 식욕이 돌지 않았던 것이리라. 식욕이 없는 건 이오리도 마찬가지였지만, 부상이 아직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양 섭취를 게을리 할 수는 없다. 결국 이오리는 리쿠를 방에 두고 혼자 식당으로 향했고, 대충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려 했다. “웬일로 혼자 ...
1. 문이 열리는 소리에 야오토메 가쿠는 고개를 들었다. 당연히 룸메이트인 츠나시 류노스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뜻밖의 인물이었다. 마치 제 방인 양 태연하게 안으로 들어온 니카이도 야마토는 손에 여행가방을 들고 있었다. “안녕, 야오토메. 나, 이제 짐 빼려고. 그 김에 인사하러 왔어.” “굳이?” 니카이도 야마토는 학생이 아니다. 당연히 기숙사 ...
“알고 싶지 않아!” 니카이도 야마토의,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그 순간 오오사카 소고의 시간은 정지했다. 스피커에 시선을 고정한 채, 제 발밑에 엎드려 있는 인질을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도 잊어버린 채, 그저 니카이도 야마토의 목소리만을 듣고 있었다. “야마토, 씨.” 굳게 닫혀 있던 입을 열어 제 공범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오오...
2차창작 중심으로 이것저것 쓰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